충남 홍성에 사는 한 할머니(93)는 치매를 앓고 있다.

사건의 발생
2021년 8월25일 새벽 할머니는 반려견 백구와 함께 집을 나섰다가 실종됐다.
경찰이 동선을 추적해보니 할머니와 백구는 인근 축사 폐쇄회로(CC)TV에 찍힌 것이 마지막이었다.
경찰, 방범대, 마을 주민들은 합동 수색대를 구성해 인근 주변을 샅샅이 뒤졌지만 할머니를 찾는데는 실패했다.
하필 이날 새벽부터 비가 내려 수색에 어려움이 많았다.
경찰은 이번에는 열화상 탐지용 드론을 띄워 수색에 나섰다.
얼마 후 마을에서 2km 떨어진 농로에서 열이 감지됐다. 경찰은 해당 지역을 수색해 농로 안쪽에 쓰러져 있는 할머니를 찾는데 성공한다.
실종된 지 40시간 만이었다.
할머니는 고령인데다 비까지 내려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다. 빗속에 탈진한 할머니 곁을 백구가 지키고 있었다. 백구는 기력이 다해 체온이 떨어진 할머니의 몸을 비비며 체온을 나눴다.

그 덕분에 할머니는 실종 이틀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열화상 탐지 드론이 할머니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도 백구의 생체 신호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경찰도 “할머니께서 물속에 누워 계셨기 때문에 체온이 정확히 잡히지 않았는데, 옆에 있던 반려견이 체온이 높아서 발견된 것”이라고 말했다.
비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 90대 어르신이 40여 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반려견이 주인의 곁을 떠나지 않은 덕분이라고 했다.
백구와 할머니의 인연
백구와 할머니의 인연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큰 개에 물려 사경을 헤매던 백구를 할머니 가족이 구해 데려다 키웠다. 이때부터 할머니와 백구는 한 시도 떨어지지 않는 사이가 됐다.
김 할머니 딸은 “비가 온 추운 날씨와 길어진 실종시간으로 걱정을 많이 했다”며 “백구가 그때 자기를 구해준 은혜를 갚은 것 같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명예 119 구조견으로 임명된 백구.

충남 홍성군은 할머니의 생명을 구한 백구를 전국 최초 ‘명예 119 구조견’으로 임명했다. 백구의 사연은 미국 CNN에도 소개됐다.
CNN은 ‘주인의 생명 구한 강아지, 한국 최초 명예 구조견으로 임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백구의 사연을 전하며 “용기 있는 4살짜리 백구를 통해 왜 개가 사람의 가장 친한 친구인지, 그 이유를 알았다”고 했다.